2010년 10월 29일 금요일

[중남미 걸작 단편] - 표류 & [poet]-똬리(coils)


<! --- *** style="font-size: medium;"><! --- ***><! --- *** style="font-family: Batang, Serif; font-size: x-large;"><! --- *** style="font-size: small;">[단편] - <! --- ***><! --- *** style="color: #001ea1;">표류<! --- ***><! --- ***><! --- *** style="font-size: small;"> [漂流 , drift]<! --- ***>
<! --- *** style="font-size: x-small;">오라시오 키로가(Horacio Quiroga) / 박병규 옮김<! --- ***>


<! --- *** style="color: #001ea1; font-family: Batang, Serif; font-size: x-small;">     사내는 물컹한 것을 밟았다. 순간, 발을 물린 느낌이 들어 펄쩍 뛰었다. 상소리를 하며 뒤를 돌아보니 독사였다. 똬리를 틀고 재차 공격할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사내는 흘낏 발을 쳐다보았다. 뱀에 물린 자리에서 핏방울이 삐죽이 내비치고 있었다. 허리춤에서 마체테[주. 낫처럼 사용하는 칼]를 꺼냈다. 독사는 위험을 알고 한층 머리를 웅크렸다. 그러나 마체테 등에 허리가 부러졌다.

     사내는 핏방울을 훔쳐내고 잠시 상처를 들여다보았다. 시퍼렇게 물든 상처가 몹시도 아팠다. 통증이 발 전체로 퍼져갔다. 서둘러 손수건으로 발목을 묶고 오솔길을 따라 집으로 향했다.

     발이 퉁퉁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졌다. 문득 쇠꼬챙이로 찌르는 듯한 짜릿한 통증이 종아리까지 퍼져나갔다. 걷기가 힘들었다. 목이 타는 듯싶더니 쇠붙이처럼 메말랐다. 사내는 다시 상소리를 내뱉었다.

     마침내 집에 도착한 사내는 사탕수수 압착기를 돌리는 물레방아 위에 앉았다. 이제 발 전체가 흉하게 부어 올랐다. 시퍼런 상처는 온데간데없고, 살갗이 멀겋게 팽창했다. 사내는 아내를 부르고 싶었다. 그러나 목이 메말라 컬컬한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갈증 때문에 목소리가 죽어버렸다.

     “도로테아, 카냐[역주. 사탕수수로 만든 술] 좀 가져와.”
     사내는 간신히 소리를 냈다.
     아내가 술잔을 들고 달려왔다. 사내는 세 번만에 다 마셨다. 그런데 아무런 맛이 없었다.

     “술을 달라고 했지 누가 물을 달라고 했어. 술 가져와.”
     “이게 술이야, 파울리노.”
     깜짝 놀란 아내가 대답했다.

     “물 말고 술 달라니까, 술!”
     아내는 다시 집안으로 달려가 병째 내왔다. 사내는 연거푸 두 잔을 마셨으나 도무지 목구멍에 기별이 없었다.

     “참, 보기 흉하네.”
     그때 사내는 검붉은 발을 보면서 말했다. 벌써 발이 썩는 기색이었다. 발목이 순대처럼 흉물스럽게 부풀어올라 묶어 놓은 손수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짜릿짜릿한 통증이 계속 되었다. 이제는 사타구니까지 통증이 퍼졌다. 타는 듯한 목구멍은 숨결에 더욱 뜨거워진 것 같았다. 일어나려고 했을 때 구토가 나와 한동안 물레방아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하지만 사내는 죽고 싶지 않았다. 강변까지 내려가 카누에 올랐다. 배 뒷전에 앉아 파라나 강 가운데를 향해 노를 저었다. 여기서 이구아수 강 입구까지 육 마일 정도 되므로, 강물을 타면 다섯 시간 안에 타쿠루푸쿠(Tacurú-Pucú)에 도착할 것이다.<! --- ***>

<! --- *** style="color: #001ea1; font-family: Batang, Serif; font-size: x-small;"><! --- ***>           ◇


     사내는 간신히 강 중앙에 이르렀다. 그러나 손에 힘이 없어 노를 놓쳐버렸다. 다시 구역질을 했다. 이번에는 피가 나왔다. 해를 보니 이미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다리는 허벅지까지 퉁퉁 부어 올라 금새라도 옷이 찢어질 것 같았다. 사내는 칼로 묶어놓은 손수건을 자르고 바짓가랑이를 찢었다. 아랫배도 부어 올라. 검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매서운 통증이 느껴졌다. 사내는 혼자 힘으로는 타쿠루푸쿠에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서먹하게 지낸 친구임도 불구하고 알베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이제 강물은 브라질 쪽으로 급하게 흐르고 있었다. 사내는 쉽게 카누를 댔다. 오르막길을 기어갔다. 그러나 이십 미터쯤 가서 탈진한 나머지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알베스!”
     힘껏 소리를 질렀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알베스! 좀 도와줘.”

     땅바닥에서 고개를 들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 고요한 밀림 속에서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내는 있는 힘을 다해 카누로 되돌아갔다. 강물은 다시 카누를 안고 빠른 속도로 떠내려갔다.

     파라나 강은 거대한 협곡 사이로 흘러들고 있었다. 백 미터 높이의 절벽 사이로 강물은 불길하게 빨려들고 있었다. 검은 현무암 암반을 경계로 숲이 치솟아 있었다. 이 숲도 검은 색이었다. 앞이나 옆이나 뒤나 모두 음산한 성벽이었다. 그 한가운데 끊임없이 부글거리는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며 흐르고 있었다. 풍경은 적대적이고, 죽음 같은 침묵만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해질 무렵이 되자 고즈넉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이 펼쳐졌다.

     해가 떨어졌을 때, 카누에 반쯤 누워있던 사내는 극심한 한기에 시달렸다. 갑자기 그리고 놀랍게도 사내는 머리를 겨우 들었다. 조금 나아진 느낌이었다. 다리의 통증도 거의 느낄 수 없었고, 갈증도 누그러졌으며, 이미 열어 젖힌 가슴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독 기운이 사라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몸이 가뿐해진 것 같다. 비록 팔을 움직일 힘도 없었으나 밤이슬 방울을 맞으며 정신을 되찾았다. 사내 계산으로는 세 시간 후면 타쿠루푸쿠에 도달할 것 같았다.

     갈수록 상태가 호전되었다. 사내는 몽롱한 추억에 잠겼다. 다리에서도 배에서도 아무런 감각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직도 친구 가오나는 투쿠루푸쿠에 살고 있을까? 어쩌면 예전의 단골 미스터 더글래드나 목재 담당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곧 도착할까? 이제 서쪽 하늘은 황금빛이었다. 강물 또한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미 어두워진 파라과이 강변 쪽에서 황혼의 신선한 기운이 몰려왔고, 오렌지 꽃향기와 야생 꿀 냄새가 강하게 밀려왔다. 앵무새 한 쌍이 아주 높은 곳에서 조용히 파라과이 쪽으로 날아갔다.
황금색 강물 위에서 카누는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가끔은 소용돌이 앞에서 한바퀴 빙글 돌기도 했다. 카누를 탄 사내는 갈수록 상태가 좋아졌다. 잠시 더글래드를 못 본지 정확하게 얼마나 되었는지 생각했다. 삼 년쯤 되었나? 아니야, 그렇게 되진 않았어. 한 이 년 구 개월쯤 됐을 거야. 아니 팔 개월 반이지. 맞아, 이 년하고 팔 개월 반이야.

     갑자기 가슴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지? 하지만 아직도 숨은...
     목재 담당 로렌스 쿠빌라를 에스페란사 내항(內港)에서 알게 된 게 성금요일이지. 금요일인가 아니면 목요일...
     사내의 손가락이 풀렸다.
     목요일...
     그리고 숨이 멎었다.              



<! --- *** style="font-size: small;">오라시오 키로가<! --- ***>(Quiroga, Horacio, 1878 - 1937)는 우루과이 출신으로, 200여 편에 달하는 단편소설을 남겼다. 포우, 체홉, 키플링 근대 단편소설의 대가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아르헨티나 북쪽 미시오네스(Misiones) 주의 밀림을 배경으로 인간이 겪는 죽음, 공포, 광기를 그렸다.


오라시오 키로가

     키로가는 1878년 12월 31일 우루과이 살토(Salto)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파쿤도 키로가(Facundo Quiroga) 가문 후손으로 1864년부터 우루과이 살토(Salto)에서 부영사로 근무했다. 어머니 또한 살토 지방의 상류 계급 출신으로 미인이었다.

밀림에 정착한 키로가 부부는 가족간의 심한 갈등으로 이혼하였고, 정신적으로 고통받던 키로가는 술에 의지하여 평안을 얻으려고 하였다. 1937년 2월 19일, 키로가는 자신의 병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음독 자살하였다.


이구수아 폭포




. 파라나 강(江, river)

남아메리카 중동부에서 남부를 흐르는 큰 강.

브라질 남부를 남서류 하여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와의 국경을 이루고,
파라과이 강을 합쳐 남쪽으로 흐르다가 다시 우루과이 강과 합류하여 라플라타 강이 된다.
중류 이하의 주요 항로로서 길이 약 3,300㎞, 유역면적 약 3,000만㎢이다.

드넓은 아마존 밀림 숲과 아마존 강 그리고 아구수아 강을 실감나게 감상하기 더 없이 좋은 영화.



. 아마존 강변의 잉카제국
1/2
http://qtv.freechal.com/movie/QTVMovieView.asp?docid=2655523
2/2


. [원작영화] - "아포 칼립토"
문명이란 대체 무엇인가?



(위에 링크한 영화를 보면, 잉카제국이 존재했던 고대 남아메리카 밀림 땅에서 왜? 전쟁에서 포획한 포로들의 목숨을 이용한 제물이 필요했으며, 또 일반 대중들을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배층이 어떻게 그들의 사탑과 제단에서 연출을 하며 대중들에게 어필했었는지를 상상해 볼 수 있겠고, 고대 유럽의 로마시대에 어떤 연유로 로마황제들이 그들의 로마시민들을 위해 서커스와 검투사가 필요했었는지를 미뤄 짐작해 볼 수가 있겠다.) 


<! --- *** style="color: #001ea1; font-family: Batang, Serif; font-size: x-small;"><! --- ***>

>>>>>>>>>>>>>>>>>>>>>

. 아마존의 눈물
http://seoultour.textcube.com/39

. 브라질, 리오 카니발
http://seoultour.textcube.com/73

. 고대로마의 상징 - 콜로세움
http://seoultour.textcube.com/224

. 2010 월드컵 경기, 우루과이에 진 날
http://seoultour.textcube.com/321

. 2010 월드컵 응원녀 화보 시리즈
http://seoultour.textcube.com/293
http://seoultour.textcube.com/294

파라과이 핸드폰녀 라리사 리켈메

섹시한 그녀에게 청혼한 한국남자가 무려 1000여명 ~~~ 그녀는 과연 여왕벌인가??


. [poet]- 혁 4

. 이라크 바드다드 성당에 갑자기 날아든 테러범의 기관단총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02/2010110200142.html


 



<! --- *** style="font-size: x-large;">똬리 <! --- ***><! --- *** style="font-size: large;">(Coils)<! --- ***>

<! --- *** style="color: #5900bf;">全 渲               <! --- ***>
<! --- *** style="color: black; font-size: x-large;">

1.



.
.
을 꺽어서
돌아가는 모서리엔
어느 한 여인이 서있었느니라.
표롯한 표정의 여인이

그 똬리 튼
그 자리로
또 다른 똬리
하얀 밍크 털코트 7벌과
반짝이가 달린 중국제 가죽 재킷 8벌이란
이름표 붙은 똬리가
임자잃은 눈빛으로 멀거니
참회의 안채로 들어가는
대문 보초로 서 있었다.
구멍난 바람의 화신처럼
녹슬어 다 헤진 오토바이 한 대가






다다-달 거리고
요란스레히 느림보 거북이처럼
스치어 가자
모두 바짝 차렷 자세로다 
경례를 올려 부친다.
이런 뜻모를
초병의 환대에
 나는 약간 기분이 으쓱하고
오버 플로우 된 기분이로다
머쓱하니 고개만
살짝 끄덕 거린다.
헤헤
흐흐
이럴적에 기분은
마치 
군 사령관으로다
사열대에 우뚝 선 장군 같으다.
아니
콜로세움 경기장 상좌
우편 좌석에 기대앉아
검투사 노예의 핏빛보다
조금은 묽은
적 포도주를 흘끔거리는
로마황제 바로 그거이다 !
아니 아니
야만족과의 전투 행렬
맨 앞잡이에 선 앞머리가
조금 훌러덩 까진
온 몸에 상처 투성이인
로마군 백인대장 같다 란
느낌도 좀 인다.







<! --- *** style="color: black; font-size: x-large;">2.<! --- ***>

2.

그녀는 너무 고결하였다.
자동차 키를 설겁게 휘돌리며
자신의 직분을
강도사(講道師) 라 했다.
그리고 바람처럼 늑달같이
곱추인 그녀의 남편이 골목에서 강림하셨다.
 
3.

그 누가 진실인지 말하지 않겠다.
진정 바리새인들이 누구였느냐고 ...
또 그네들이 재산과 영역 싸움에
서로의 머리채를 틀어잡고
남에게 상대를 어떻게 험담하는지를 ....
그 아무리 변명하고 그 자신을 옹호해도
이런 말을 뇌아리는
 그 정상인이라 자인하는
그들에게 묻고싶다.

그대의 맞 상대가
아주 추잡한 바리새인이라며
허공의 항문에 꼬챙이를 들쑤셔대며
외아리는 바로 그대가
바리새인의 독설에서 방사된
오독의 저의[底意, real intention]가
아니었느냐고 ...
 




<! --- *** style="color: black; font-size: x-large;">4.<! --- ***>

4.


세상은 공평한지라
정상이 아닌 사람이
머리가 왜 그렇게 좋은 거냐고

흐르는 낙타의 등성이 등어리
그 어느 어귀에서
처억하니 올라탄
늦가을 달빛에게
한번 묻고 싶었다.


또 다른
달란트를 왜 그들에게
내리셨 ㄴㅑ고 ...

달님은 웃으며
그도 저도 말 없이
똬리를 튼 채
말없는 말을 건내신다.

5.

짐이 그대의 목덜미를 늑달같이 깨문 것은
기다린 하염없을 업보로 인한
썰물의 작리였는지는 몰라도
또 다른 슬픔이란 작리의 심연
그 밀물의 힘으로 인해 펼쳐진

그물 포위망 속으로
운(運)의 관성력이
다만 멀어져 간 것 뿐이며,
그 목덜미를 내밀며
기실
명(命)의 원심력이 다함을 간청하여 ...
하여
아름답게 매듭지을 수 있을 ...
업의 섭리를
현시(現視) 시킨 것 뿐이라고 ...
 

6.
오늘
그 어떤 떠나갈 똬리가
파닭 몇 줌과
싱싱한 괴기 몇 점

그리고 더불어 흐르는
비련한 선율 파도에 떠밀려

늦가을 어느 뜻모를
서신을 통해
간질려 주었느니 ...

표류하는 본질이여
표류하는 본질이여

아디오스

 





 


<! --- ***>


 <! --- *** style="font-size: x-small;">밀바의 'Sie sind noch jung' (그들은 아직 너무 어려) <! --- ***>
<! --- *** style="font-size: x-small;">이 노래는 이태리 출신의 대형가수인 밀바가 부른 노래로, 영화음악의 거장이자 올림픽 육상을 다룬 영화 'Chariots of Fire(불의 전차)'  주제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Vangelis와 함께 만들어진  '동물의 묵시록'  이란 영화 주제음악에 가사를 입힌 곡으로 , 1981년도 'Ich hab'keine Angst(두려워 하지 않아요)' 란 앨범에 수록된 노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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