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5일 일요일

[Book] - 고대 로마인의 24시간 / 알베르토 안젤라



책 개요 :

고대 로마 제국의 최전성기인 2천 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로마 제국은 고대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제국과 가장 세련된 문화를 꽃피운 대제국이다.
그동안 로마 제국을 다룬 수많은 책들은 제국의 역사와 정복전쟁, 황제들
그리고 그들의 화려한 생활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 책은 제국의 수도 로마의 일상적인 분위기 속으로 독자를 직접 인도한다.
이탈리아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독자들과 함께 2천 년 전 고대 로마의 하루를 여행한다.

이 매력적인 대탐험은 로마가 가장 번성하던 시기인
기원후 115년의 어느 날 새벽녘에 시작해서 24시간 동안 계속된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독자들은 고대 로마 주민들의 삶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세밀한 사항들을 낱낱이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당시 그곳의 집이나 거리 그리고 군중들 사이에 섞여 있다는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로 생생하게 재현된 하루를 체험할 것이다.

. 저자 소개 :

저자 : 알베르토 안젤라 Alberto Angela

알베르토 안젤라(Alberto Angela, 1962년 파리 출생)는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오랫동안 고고학적 유적지를 탐구하고 조사한 이후,
“디스커버리 채널”, “북서항로”, “율리시스”와 같은 텔레비전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는 데에 헌신했다.

1988년에『인간 잣대의 박물관』을 출간했다.
그리고 부친인 피에로 안젤라와 함께 다양한 저서를 출간했는데,
『태어나는 삶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1996),『상어』(1997),『우주여행』(1998) 등이 있다.

. 역자 : 주효숙

이탈리아어 전문통 번역사. 한국 외국어대학 이탈리아어 전공 비교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탈리아 외무부 번역상을 수상했다.

. 내용 소개 :

대중목욕탕과 더불어 볼일 보고 잡담도 하는 다목적 사교 공간
팍스 로마나 떠받친건 세계 각지에서 데려 온 전쟁노예들… 집집마다 5 ~ 12명 부려

"그녀를 돌려세워 봐! 엉덩이를 보여줘!"
"비싸지 않아요. 거저 주는 거요. 요즘 이런 누비아 출신은 드물어요."
"이마의 끈을 치워봐. 자, 내 말이 맞지, f(도망·fugam의 머리글자) 낙인이 찍혔어!
내가 뭐라고 했어, 도망 노예 라고!"

2000년 전 고대 로마의 노예 시장은 이런 식이었다.

목재 단상 위 동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들어온 '신상품'의 목에는 상표까지 걸렸다.
'누비아, 아주 힘셈, 조금 먹음, 다루기 쉬움' '학자, 그리스어 됨, 동양의 중요 가문에서 일했음, 철학을 가르치고 연회에서 시 낭독하는 데 이상적임' '다키아 군주의 딸, 처녀,
집안일과 침대 덥히는 데 최고'….

대부분 전쟁 포로들이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로마의 평화) 중에도 어느 곳에선가는 늘 전쟁이 벌어졌고,
진군하는 병사들 뒤에는 노예 상인들이 따랐다.

로마 가정에는 보통 5 ~ 12명의 노예가 있었다.
일부 귀족은 로마 시내에 500명, 외곽 농장에 2000 ~ 3000명을 거느리기도 했다.

이들의 근육이야말로 로마 제국의 힘줄이었다.

하지만 그 유명한 로마법은 주인이 이들을 죽이든 살리든 관여하지 않았다.
노예용 특수 목걸이엔 "도망치지 못하게 나를 붙잡아주세요.
나는 지금 도망 중이에요"라고 씌어 있었다.

아직도 로마에 대해 할 이야기가 남았을까?
고개를 갸웃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멈출 수가 없다.

저자는 로마의 절정기인 기원후 115년 트라야누스 황제 집권기의 어느 날로 이끈다.

그리고 도시의 24시간을 그린다.
마치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한 것을 3D 화면으로 보는 듯하다.

까치 제공 콜로세움의 실황 중계는 손에 잡힐 듯 박진감 넘친다.

당시 검투사와 맹수들은 특수 승강기로 경기장 위로 올라왔다.
악단의 연주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사자 100마리가 동시 입장하는 장관에 객석은 열광했다.

그 광기 속에 수십만이 죽어나갔다.
공연이 계속된 4세기 반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좁은 지면에서 최다 사망자를 낸 장소였다.

검투사의 피는 간질병 치료약 혹은 강장제로 처방됐다.
경기장은 무료입장이었지만 뼈로 만든 출입증에는 좌석 번호와 출입문 구역까지 적혀 있었다.
3000명을 수용하는 로마의 공중 목욕탕 정경은 어떤가.

로마인들은 아침엔 고양이 세수만 하고, 오후에 목욕으로 심신을 풀었다.
냉·온·열탕을 오가며 때도 밀고, 운동도 하고, 사업도 논했다.
공중 화장실 풍경도 별나다. 칸막이가 없다.

다들 몇 푼을 내고 입장하면 긴 대리석 벤치에 뚫린 구멍 위로 좌정한다.
요즘 지하철 안 모습과 같다. 볼일을 보는 동안 서로 잡담을 나눈다.

공중 화장실은 포룸이나 공중 목욕탕만큼이나 멋진 사교장소였다.

공동 주택 인술라는 로마 계급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보통 6층 높이에 다락방을 더한 건물. 요즘 주상복합 아파트 비슷하다.

하지만 층별 이용자는 지금과 반대였다.
위층에 가난한 사람이, 아래층에 부자나 유력자가 살았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높을수록 힘이 들기 때문이었다. 안전도 이유다.
당시엔 건물이 높을수록 부실하고 붕괴 위험이 컸다.

화로와 등불을 쓰다 보니 화재도 빈번했는데 저층에선 피하기 쉬웠지만
고층에 살면 속수무책이었다.
그 결과 꼭대기 다락방, 펜트 하우스는 극빈자 차지였다.

이들은 계단 오르내리기가 귀찮아 요강을 그냥 밖으로 비우기 일쑤였다.
황제는 소변·배설물 투기 금지법을 제정했다.

저자는 묻는다. 로마 같은 선진 문명이 어떻게 비인간적인 노예제를 허용했을까.

답은 생산 체제에 있다.

아무리 고상한 문명을 자랑해본들 로마 역시 산업화 이전 사회였다.

노예가 이기(利器)를 대신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사회 투쟁의 결과라고 믿거나 생각하는 일상생활의 많은 측면은
사실 이용 가능한 에너지원의 부산물이다. 여성 해방을 포함해서 말이다."
인권 운동이나 이념 투쟁이 진보와 해방의 원천인 듯하지만, 기술혁신의
공헌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 리뷰:

고대 로마 제국은 형언하기 힘든 매력을 가지고 있다.

로마는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진 방대한 영토를 다스렸고, 인종 또한 북유럽 인종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인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로마는 제국의 중심지였다.

로마 시의 거주민 수는 150만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거대한 제국의 수도에 대한 매력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콜로세움이나
황제들의 화려한 기념물들을 볼 때마다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유적지를 설명하는 안내책자는 건축양식과
그 시대의 역사적 사건에만 집중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묘사된 고대 로마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황제들과 전쟁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들과 화려한 연회가 열리는 세계였다.

그러나 고대 로마 제국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던 일반 시민들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그 궁금증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다. 고대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거리에는 어떤 분위기가 감돌고 있을까?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의 시합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아름다운 귀부인들의 화장비법은 무엇일까?
연회에서는 무슨 음식을 먹었고, 또 그 맛은 어땠을까?

이 책은 한 인물(화자)의 하루 여정을 따라 고대 로마 최전성기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물론 상상에 의한 내용이지만 그 안에 담긴 세부적인 사항들은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의 고고학 연구와 발굴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하루의 일정을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에서 시작된 여행은 우선 제국의 아침 일상을 보여준다.

부자들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귀족 남성의 몸단장과 여성의 화장비법 그리고
그 주인들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는 노예들의 삶이 펼쳐진다.

아침부터 로마의 모든 거리가 사람들로 붐빈다.

노예들은 하루의 노역을 시작하고, 상점과 작업장은 하루 장사를 준비한다.
그 많은 시민들이 거주하기 위해서 로마에는 거대한 고층의 아파트들이 즐비했다.

이 로마의 공동주택은 현대의 아파트와 흡사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의 아파트에서는 부자들이 고층을 차지하는 반면
고대 로마에서는 저층을 차지했다.

전기가 없던 시절, 그리고 화재가 빈번하던 시절이므로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로마인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곳에서 사교적인 만남을 하기도 했다.

공중 목욕탕과 거리의 포룸들은 대표적인 사교장소였다.
심지어 공중화장실도 그러한 역할을 했다.

콜로세움은 오늘날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이다.

2천 년 전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콜로세움에 들어가서 죄인들에 대한 공개 처형 장면과
맹수와 인간의 싸움 그리고 검투사들끼리의 시합을 보며, 그곳에서 로마인들이 느꼈을
충격과 흥분을 체험할 수 있다.

오후 4시경 로마인들은 저녁을 먹었다.
이 시간부터 6 - 8시간 정도 계속되는 연회를 베풀었다.

그리고 그들의 연회는 포도주를 마시고,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사교의 장이었다.

다만 연회의 마지막은 성(性)이 배제되지 않은 채 마무리되기도 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하루의 여정을 따라 고대 로마의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로마, 고대에서 가장 화려한 문명을 꽃피운 로마,
그 로마에서의 특별한 하루가 이제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어느 날에……. 

알베르토 안젤라 지음|주효숙 옮김|까치|396면|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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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허 전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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