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6일 토요일

[IT news]-한국에서도 스마트폰 대 혈전

. 한국에서도 스마트폰 대 혈전

 

박성현 기자 psh@joongang.co.kr

 

지난 6월 8일에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국내 론칭행사에 참석한 SKT 하성민 사장,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 구글 앤디루빈 부사장(왼쪽부터).

 

‘IT 산업을 이끌 스마트폰 현장의 목소리 듣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정병국)가 6월 29일 국회본관 회의실에서 여는 의원 간담회의 제목이다.

 

SK텔레콤, LG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사업 3사 스마트폰 담당 관계자와 국회의원들이 참석하게 될 이번 간담회는 국내에서 부는 스마트폰 열풍이 국회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병국 위원장은 “스마트폰이 한국사회의 화두가 됐다”면서 “간담회를 통해 스마트폰 단말기를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통신사업자들로부터 현장 여론을 청취한 뒤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간담회의 관심은 단연 삼성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로 압축될 전망이다.

 

국내시장에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 온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중 최신형인 아이폰4와 그 대항마로 삼성·구글·SKT 연합군이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S의 대결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다. 갤럭시S는 현존 최고 화질로 평가 받는 4인치 크기의 ‘수퍼 아몰레드’, 두께 9.9㎜에 무게 121g의 초슬림형 디자인을 내세워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다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아이폰4 또한 삼성을 압도하는 애플리케이션(23만 개)에다 보다 선명해진 레티나 디스플레이, 현존 스마트폰 중 가장 작은 9.3㎜ 두께 등으로 아이폰 매니어들을 열광케 했다.

 

애플코리아 측은 “판매 전략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제품 자체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선 출시 한 달 안에 누가 진정한 강자인지 결판이 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2%에 불과하던 스마트폰 점유율이 올해 17%까지 늘어나리라 전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흥남 원장은 그 비중이 2015년 60%까지 커지리라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 차세대 IT 산업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되리라 말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삼성과 LG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술도 IT산업의 대표적 기술이지만 대부분 휴대전화나 TV 등에 탑재됨으로써 누구의 기술인가를 소비자들이 좀처럼 알아차리기 어렵다. 반면, 소비자 손에 들려있는 휴대전화는 제조사가 누군지 쉽게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거꾸로 자사 브랜드를 단 스마트폰을 만들어내야 IT업종에서 잊혀지지 않는 기업이 된다는 말이 된다. 지금 IT기술이 전면적으로 충돌하는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이므로 스마트폰의 강자가 총체적인 IT산업의 선도기업이 되리라는 얘기다.

 

 이 경쟁은 필연적으로 TV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 TV, 구글 TV에마저 밀리면 삼성과 LG 등 국내기업이 기댈 언덕은 점점 줄어든다”고 김중태 IT 칼럼니스트는 말한다.

 

IT산업을 말할 때 한국은 전 세계에서 내로라는 하드웨어 강국으로 꼽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 IT산업은 크게 4개 구성요소가 있다.

 

▶네트워크 ▶단말기 ▶소프트웨어 플랫폼 ▶콘텐트 및 서비스를 말한다.

 

이 중 네트워크와 단말기는 한국이 앞서지만 유독 운영체제(OS)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은 뒤처졌다.

 

그래서 삼성이 내놓을 갤럭시S도 운영체제는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2.1버전을 사용한다.

 

같은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폰 4를 전격 공개한 스티브 잡스 애플 CEO.

 

 

결국 삼성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렛폼에 들어간 셈이다.

 

물론 삼성도 ‘바다(bada)’라는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다.

 

외부개발자들이 만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삼성전자 휴대전화에서 이용하도록 만든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이다. 얼마 전엔 바다를 운영체제로 한 웨이브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차세대 저가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성능 면에서 아이폰에 못 미친다.

 

삼성이 구글의 운영체제를 받아들인 갤럭시폰으로 스마프폰 시장경쟁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바다 플랫폼에 인력과 돈을 꾸준히 투자해 궁극적으로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확립할 방침이다.

 

운영체제를 갖지 못한 IT기업은 네트워크와 단말기, 콘텐트를 제아무리 잘 만들어도 다른 기업의 운영체제를 빌려 써야 한다.

 

그렇게 되면 고유한 네트워크와 단말기 기술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공개해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삼성 같은 첨단 IT기업이라면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가지려고 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업계의 관심은 당장 시판될 아이폰4와 갤럭시S의 승부뿐만 아니라 장기 경쟁에서 누가 더 우위를 보일지에 모아진다.

 

객관적으로 볼 때 현 시점에선 삼성이 여러 면에서 뒤처진다. 모바일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에서 애플이 우위에 있다.

 

애플은 아이폰 OS라는 탁월한 독자 운영체제를 갖춘 데다 애플리케이션 크기도 삼성이 채용한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6만 개)의 네 배 안팎에 이른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삼성과 LG 같은 국내 업체들은 독자 운영체제가 미미하고 콘텐트 기반도 아이폰에 비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삼성과 LG는 지난해 북미시장 휴대전화 점유율에서 나란히 1, 2위를 달렸다. 삼성은 연간 2억 대 이상을 판매하는 세계 2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애플은 2000만 대 판매에 그쳤다. 그만큼 하드웨어 경쟁력에서는 앞선다. 그러나 국내업체의 이런 하드웨어 경쟁력도 점차 빛을 잃어간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애플의 아이폰을 만드는 대만 업체의 자체 기술력이 뛰어난 데다 아이폰에도 삼성과 LG의 부품이 들어간다.

 

애플의 아이폰4에 들어간 LG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휴대전화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하드웨어의 차별화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반면, 스마트폰 기술은 우리 기업이 뒤따라가는 형국”이라고 김종기 부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아이폰은 이런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감에 차 있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를 일러 “첫 아이폰 이후 가장 큰 도약”이라고 자평했다. 애플 측은 “향상된 기술과 디자인을 새 제품에 접목해 소비자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지원한다”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모두 성과가 컸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의 앱스토어에 선보이면 안드로이드 마켓이 따라오는 형국이어서 애플이 가장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보유한다”며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강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애플의 우위가 무한정 오래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를 탑재한 갤럭시S를 통해 아이폰4에 대응하는 진용을 갖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애플리케이션 규모도 그리 치명적인 약점으로만 볼 게 아니다”고 명승은 한국블로그산업협회 회장은 말했다. “사용자가 온종일 눌러도 애플리케이션을 1000개 넘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도로 전문화된 얼리어댑터라면 몰라도 주로 기본 기능을 사용하는 일반인으로선 거의 대동소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는 삼성, LG가 갖는 위상과 마케팅 노하우도 무시 못할 요소다.

 

국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상의 불리함을 소비자들에게 더 유리한 요금제라든가, 마케팅,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명 회장은 내다봤다. 이런 기반 위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에 큰 기대를 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S는 삼성 휴대전화 20년 역사의 역량이 녹아 있는 제품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방 사수는 물론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말이다. 스마트폰의 글로벌 경쟁은 시대의 흐름과도 같다.

 

정부는 2005년부터 국내 휴대전화 시장의 보호와 육성 차원에서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의 탑재를 의무화했다. 이는 한동안 해외 단말기의 국내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업체가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생존 차원에서 이들과 제휴에 나서자 정부는 2009년 4월 위피 탑재 의무화 정책을 접었다.

 

그 뒤로 해외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전화가 국내로 쏟아져 들어왔다. 특히 애플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됐고, 그 연장선상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갤럭시S와 같은 스마트폰이 한국 기업에 의해 만들어졌다. “국내 기업이 진입장벽 뒤에서 안주하던 시절은 끝났다. 해외기업과의 글로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방송통신위원회 이항재 사무관이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한국 기업들이 구글·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자면 상명하복 식의 경직된 기업문화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도 나온다. 자유분방한 기업문화와 막강 검색 엔진, 소프트웨어 생태계(관련 기업 간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온 구글조차 안드로이드 마켓을 시장에 뿌리내리게 하는 데 3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후발주자인 삼성과 LG 등 국내기업은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김중태 IT 칼럼니스트는 말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특징이라 할 참여, 공개, 신뢰 문화에 국내 기업도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고 그가 덧붙였다.

 

IT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스마트폰 전쟁에 국내 기업들이 어떤 변화된 모습으로 임할지에 스마트폰 세대들의 눈과 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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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이 생활을 바꿨다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007/h20100710141719111720.htm

 

. 한국의 이 과학자가 없었다면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02/2010070202000.html

 

. 두 제품의 면밀한 비교

http://flesym.org/130

 

 

 

댓글 1개:

  1. 두 기종 모두 출시 후 사용자들의 이용 후기가 두 제품의 극명한 차이를 말해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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