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서서히 뜨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참을 그렇게 물끄럼히 하늘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문득 허탈한 웃음을 입가에 짓게 되었습니다. -이게 다 뭐야. 지금 저는 너무 기가 빠져 모든게 정말이지 다 싫습니다. 무엇인지도 모르게 멍한 진공관 속에 제 존재가 함몰된 느낌 뿐입니다. 훌훌 옷을 털고는 목발을 양어깨에 걸칩니다. 그리고 길을 나섭니다. 한 걸음 두 걸음 홀로 걷는다는 아픔도 이젠 아련만한 추억일 따름입니다. 그렇게 ... /// 그렇게 ... /// 그렇게 저는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흩날려 길바닥에 나뒹구는 잎사귀들 처럼, 저 저잣거리로 서서히 멀어져 갔습니다. 한 잎! 두 잎! 싸늘한 시베리아 동토에서 사시로움 같은 그런 매서운 북서풍이 부는군요. 원래 솜이불처럼 포근한 바람 풍.字.는 남동쪽에서 불어온다하죠 아마? 저 표표한 길거리에서 ... 지하철 입구 계단에서 ... 육교 가스등불 아래서 ... 명동 로얄호텔 옆 보도블록에서 ... 부초처럼 떠다니는 저 가련만한 존재 부정의 허눌한 몸짓 몸짓들! 뒤뚱이며 온 거리 회돌아, 저는, 제가 원래 살던 그 자리로 회군하는 '어떤 귀로' 의 길 입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떠나왔었던 원래의 자리인 것이며, 평화와 보물 같은 '자아의 신화' 그 별이를 찾아 떠나왔던 그 자리인 것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예전 잠시 눈을 붙히며 단잠 들었었던 곳이기도 하구요, 성물 보관소가 존재했었음직도 한 자리인 겁니다. 커다란 무화과 나무 잎사귀 너울거렸던 자리이기도 하구요. 그곳으로 저는 다시 걸어갑니다. 기어갑니다. 쩔뚝이며 돌아가도록 회군을 명령합니다! 다리를 심하게 절룩이는군요. 씻지도 아니하구선, 듬성무성한 저 턱수염은 더부룩하구요. 에구 눈가엔 눈꼽이 더덕더덕 붙었군요. 눈빛마저 흐릿하구요. 에또 저 장대처럼 뻗친 머리카락은 산발한 채, 아이쿠-꾸 입가 근저에서 퍼지는 십년도 넘게 썩었을 저 생선 비린내는 어떻구요? 그래도 가방 하나는 크다마한 걸로 척하니, 걸치기는 걸쳤습니다요. 저는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순수한 별에게서 그렇게 떠나, 거오히 선 저 거리의 가스등 불빛 아래로 그렇게 멀어져 갔습니다. 이즈려져 갔어요. 해맑은 햇살에 짓눌려 명멸한 어스름찬 화성의 별빛처럼 ... 혼돈과 갈등은 저로 하여금 거리의 꼭지점 대지에, 한 평 자리마저 제대로 안겨주지 못하구선, 버텨내지 못할 만큼의 광포한 방황에 관한 갈증을 안겨다 주었어요. 어쩌면 자유라 표현할 수도 있을, 방황? 아니 방랑이라 불러 볼까요? 그래도 갈망이라 이르기엔 너무 주름진 이맛살, 눈치껏 종종걸음 치는 중년 내시의 걸음새, 거리의 부랑아의 처진 어깨, 거지새끼 능멸찬 저 풀기 하나없는 허허로운 웃음소리, 너른 바닷물에 명멸하는 파도 물결처럼, 군상들 부초처럼 떠다니는 길거리에 부나비같은 그런 팔랑이는 .날.개.짓. 같은 그런 것 하나, 훈장처럼 벙어리 냉가슴에 달아 줬는진 잘은 모르겠습니다요만은그려. 음허허-헛! 여튼 이저러지도 아니할 빙판길 위에서 제가 난장질을, 난장질을 좀 추기는 췄던 것 같습니다그려. 저는 거저 보통 인간 개체군으로, 옹망똘망한 평인의 자세를 견지하며 살고 싶습니다! 허나 혼돈을 부채질하는 이 원죄의 늪 ! 그 회오리 요동치는 엄청난 업에 짓눌려 허우적이는 저 심연의 굴레로 인해, 제 자신과의 관계는 저로 하여금 그렇게 호락호락 원만히 생의 물결이 구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암울한 시그널이 계속 입력되어져 오는군요. 그건 저 머언 아프리카 땅, 수 천킬로 사하라 사막을 질주하여, 가로질러 온 레반터이 아닌 것입니다. 부나비가 건설한 신 시가지 그 시청 관저에서 요동치는 시로코. 시로코 같은 바람 풍.字.는 더-더욱 아닌 것입니다. 그건 바로 제가 겸허히 받아 감수할 운명입니다. 그런 연결고리 사슬때문일지라도 그대가 그토록 간절히 소원하는 그대의 간절한 '자아의 신화'를 더 이상 지체시키거나, 오살진 그대 생활을 귀찮게 하거나, 곁에서 치쩍치쩍대며 방해하고픈 맘은 추호도 없는 것입니다. 그럼 안녕히... .............................................
<詩>-연 Writed by Dhsmf33
끊지 말아라
바람에 한 없이 날아가지만
명줄 날캉날캉 흔들리지만
네가 놓지 않으면
내 온몸으로 너에게
꼬리칠 거야
죽을 때까지
writing time : 2004/01/31 00:09
2010년 2월 17일 수요일
부랑자에 관한 몽상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