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샛말산

 

의지!

 

이상과 현실이란 결코 결합치 못할, 아니 영원토록 맞닿지 못할, 그런 평행선.

 

철길 사이로 난 레일. 어느날 난 청자 도자기가 생각났죠.

 

 

천년이 흘러도 변치않을, 그런 오묘한 코발트 빛깔의 색조와 문양말입니다.

 

나는 하염없이 철길을 걷고 또 거닐었죠. 헤매였다 말해야 할런지요.

 

신촌역 철뚝길로 난 레일 위를 달려 보기도 했으며, 스카이 콩콩 널 뛰듯, 뛰기도 했었죠.

 

무척 외로웠어요. 이 철길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가면 대체 어디가 나올 것인가?

 

저 고려청자 문양과 색조처럼 아늑한 묘혈의 무릉도원이 혹여 닿진 아니할까 말이죠.
철길은 나란히 마주보고 그렇게 서었었죠.

 

현실과 이상은 필시 서로 마주한 레일과 레일이어야만 할까요?

 

그 거리를 두고 끝없이 마주 보고 가야만 할,그래야 직성 풀릴 서로 상이한 명제이어야만 할까요?

 

허나 그 두 개념이 이질적인 아니 배타적인 명제이기만 해야 한다는 건 좀 의문이 가는 일입니다.

 

쉬운 일례로 현실과 이상이란 용어를 대신 한 번 과학과 예술이란 명제로 바뀌 대입해 보기로 하죠.

 

현실과 이상!

 

그 둘 사이로 난 레일과 레일에서 처럼, 서로 맞닿지 아니한 공간장을 사이에 둔 배격적인 명제는 예술과 과학이란 두 가지 명제에서도 쉽게 비유될 수 있는 일인거죠.

 

이를 알기 쉽게 다시 풀이 하자면 과학자들은 단순화를 위해서, 예술가들은 복잡화를 위해서 자기가 추구하는 어떤 의미를 지닌 예술품을 창조해 내게 됩니다.

 

다시 말해 과학자들은 전체를 하나하나 분해하고, 분석함으로써 미지의 세계에 대한 예언을 추구하는 것이고, 예술가들은 부분들이 개별적 의미를 지니게끔 그것들을 종합화 해냄으로써 그 부분 총합 이상의 어떤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는 예술 매개체를 추구하는 것이지요.

 

그럼으로 인해 과학자들은 분석화 작업을 통해 일반화 법칙을 추구하는 것이고, 예술가들은 종합화 작업을 통해 개별화된 개체군들을 총합적인 어떤 의미의 매개체로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실과 이상은 서로 그 상이한 작리에 의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현실은 존재라는 매개체를 통해 생활, 삶을 추출해 내는 것이며, 이상은 꿈이나 환시를 통해 어떤 가상 세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거라 말씀 드릴 수도 있을 겁니다.

 

흔한 말로 예술가가 창조한 예술품은 그것을 잊어 버리면 재창조는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베토벤 그 자신에 의해서 재 창조 될 수가 없는 것에서 처럼 ...

그렇다면 비평가는 과연 과학자 입니까? 아니면 예술가 인가요?

 

비평가가 하는 일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어떤 사물에 대해서 분석하는 일도 수행하고, 종합적인 어휘도 구사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비평가는 과학자이면서 그와 동시에 예술적인 작업을 수행해내는 사람이라 표현해야 할 것 같군요.

 

비평이란 그 두가지 서로 이질적인 요소를 서로 상반되는 개념으로 다뤄내기 보다는, 서로 상호 보완적인 개념으로 적절히 잘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양수겸장 작업을 잘 수행해 내는 그래서 그 안목을 적절히 문서화 글 작업을 통해 표현해 내는 일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예술과 과학!

 

그 서로 상반되는 명제, 아니면 개념이라 말해도 좋습니다.

 

그 개념을 배격해 내는 것에서보담도, 오히려 그 두가지 명제를 적절히 상호 보완적인 개념들로 잘 혼용할 수 있는게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우리들도 현실과 이상 그 사이를 잘 아우르면서 서로 널뛰기를 하며 삶! 그 어려운 도정을 살아내야 할 것이 아니잖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예술과 과학!

 

이 서로 상반되는 개념도 어떻게 잘 혼용하느냐 라는 비평화 작업을 통해서 서로 혼용되면서 시너지의 극대화 작용을 하는 것에서처럼, 우리네들도 현실과 이상, 현존과 꿈에 관한 명제에서도 이와 같은 생각이 문득 드는 게지요 뭐.

 

헤헤..

 

현실과 이상!

 

나는 요즘 그 틈바구니 사이로 정신마저 혼미해질 정도로 오락가락 서성거리며, 먹이감을 찾지 못해, 허기진 나머지 동면잠마저 제대로 자연에게 청구치 못하구선, 저 눈덮힌 광야를 헤매도는 불쌍한 불곰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예전에 진즉 경험치 못하였던 극심한 불황기에 있던 일자리마저 스스로 차버린 주제에, 뭐 좋다고 오헤려 용기와 힘을 북돋아주는 그런 심정으로 안온하며 차분한 어조로다 내게 속닥여 주느냐? 이 말이 그말이렷다 아니잖겠습니까?

 

-살아간다는 것!

 

인간이 삶을 살아나가는 것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의 맘을 의지 한다는 건 참 행복인 것 같어~~ 자갸.

 

고맙고 고마운 우리 별이!

 

이젠 잘 할께. 이것 밖에 안되는 놈인거 인제 잘 알았지?

 

정말 미안하다 별아.

 

극심한 허기가 자존심의 뇌리를 죄이고, 심장을 마구 후벼 파고, 눈동자가 흐릿해진다.

 

난 고개를 푸욱 수구린 채 계속 담배나 물고 있는데, 대체 날보고 어쩌라구?

 

난 내 자신 스스로에게 극렬히 저항하며, 변명할 구실만 모색하는데 갑자기 모자가 쓰고 싶어진다.


그러면 이 뇌리의 상념을 잠재울 수 있을런지.

 

허나 그 극렬한 저항은 더욱 더 고뇌의 마찰계수를 상승시키고, 혈압 맥동수는 점점 더 숨가빠져 오고, 근거도 모를,저 근원을 도저히 알 수 없을 짜증의 심연만 움솟구 치게 만드는데,

굳게 닫힌 복동이네 대문아.

오복아!

 

넌 왜 내게 문을 안 여는게야!!!
열려라 참깨! 열려라 로또! 터져라 999!

 

벌거벗은 앙상한 나뭇가지야!

무정한 개 뼈다귀야!

 

내게 고기 좀 던져주라!

 

이 놈아. 나 허기져 되진다.
이 놈아야.
입탄다. 입술이 빠싹빠싹 마른다.

 

물을 물을 다구. 물 좀 줘!

제발 ... 산 물을, 산 물을 지금 너무 마시고 싶다.

 

아직 길눈도 어두운데 장거리를 오토바이로 계속 달리는 일을 하기엔 경험이나 나의 현실여건이 너무 불안하기에 동절기에 위험한 택배일은 잠시 보류하기로 하고, 몇일을 소요한 나머지 모 광고지 구인란을 보고 다니게 된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을 다시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 상사엔 직원으로 젊은 부장과 나이가 많은 분이 한 분 더 계신데, 나이많은 김씨는 교회 집사직을 가진 분이신데 참 신앙이 독돈하신 분에게서 우려나오는 어떤 마음의 평화로움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어참 좋았다.

 

배달이 없는 시간이면 우린 나란히 구석배기에 퍼질러 앉아 이런저런 옛이야기를 서로 나누곤 했다.

 

-내가 사업엔 실패했지만 말이요. 자네가 한때나마 중국집을 동업해 봤다는 말이 나와 하는 말이지만, 내 옛날 하던 사업장 옆에 중국집이 하나 있었네.

 

(또 뭔 재미난 말씀을 하시려는겐지 ...)

 

-그 집에 10년 동안 일했던 종업원이 두 명 있었네.

그런데 한 사람은 꿈이 있었고, 또 하나는 그날그날을 되는대로 사는 그런 청년이 있었다네.

 

10년이 지나고 나서, 꿈을 가진 청년은 다른 곳에서 장사를 모색하고 있는 주인에게 그 자리를 자기에게 물려 달라고 부탁했고, 그 청년의 성실함을 진즉 경험하였던 주인은 그 청년에게 권리금 없이 보증금과 설비 및 집기비용만 받고 그 장사터를 물려 주었네.

 

그런데 꿈이 없는 또 다른 친구는 그 당시 완전히 빈털털이였다네.

 

주인이 된 꿈을 잘 키웠던 그 성실한 친구는 그 친구에게 다른데를 가지말고 같이 일하자고 제의했네.
그러나 두달도 못가 그 꿈을 방기한 친구녀석은 그만 도망치고 말았다네.

 

-도망은 또 왜 간답니까?

 

-주변 사람들이 그동안 네 놈은 대체 뭘 했느냐? 라고 계속 면박주는게 너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게지 뭘.

 

내가 말하려는 건 물질을 많이 받든, 적게 받든간에,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얼마나 모으고 미래의 꿈을 위해 쓰지않고 모으느냐에 바로 부의 원리가 담겨있다 라는 그 말일세.

 

그리고 자네 꿈의 유무가 미래에는 얼마나 크나 큰 삶의 궤적을 달리 만드는 건지 이제 자네에게 새삼 일깨워 주려 한 말이네.

 

김씨는 내게 꿈에 관한 너무나 소중한 지혜의 경험을 일깨워 주었다.

 





 

샛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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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황.

 

너 쓸쓸히 회돌아 가는
어떤 귀로여!

 

그 새벽길에서
샛말산 등허리 타고
두 날개 접어 찬찬히 하강하는
겨울새 한 마리.

 

나는
난 그때
구설픔이란 굴렁쇠를 굴리고 있었던가?

 

아그들아 잘 있었어?? 라 되물으며 ...

 

생명체는 얼마나 오질고
묘한 것이더냐.

 

풀죽은 겨울 칼바람에 주눅 든 채
늘푸르던 농원마저 인적 없는 듯
되묻고 또 되묻던 그 삼거리 고갯길에서

 

진정 갈라진 발바닥에 절뚝거리는 발
동동 내구르며 ...


씀바귀 나물 자취 감춘
이 지절에 진정
정의의 편은
말없는 벌거숭이 편인겐지
정녕 샛말산은 메아리조차 없다.

 

자네는 기억할 일이겠네만은 ...


어느 날이던가 초행 길로
의정부 먼길을 회돌아 나오는데

수천 눈꽃가루 꽃잎들이
하늘 아래 지상으로
송이송이 낙화하고 있었네.

 


 
초야는 도무지 말없이
그렇게 내게 강청하고 있었네.

 

잠을 자야 한다고...
제발
잠을 자게 해달라고 ...

 

그렇게 찬찬히 하강하는
오독의 잎사귀여.

 

허기져 붉게 충혈된 눈동자
샛말산 겨울새는
그러나 동면 할 수가 없다.

 

낯설지 않은 낯선 그 시야.
허연 서리태.

 

시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아플테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꽃잎들들 시선을
겨우 타일러 회돌려 보낸 아픈 상처들.

 

다시 덧날 사랑의 상처란다면
그려

허벅지까지 차오른
그 좁쌀같은 붉은 눈밭 헤치구선
예까지 걸어 왔어요.

 

내게 설명치 마오.

 

나는 어쩌지 못할 아픈 가슴으로
너를 떠안고 있는데 ......

 

설마
그 회한에 찬 회한 따위의 미련 없을테죠.

 

그 아픔 억지로 디딯고 있는 것이라면
결코 용서치 않을 아픔이라면
어떤 자연적인 근본 해열제라도
결코 해소치 못할
그런 끈덕진 열병의 천형이라면
다시 휘청이기 전
군말없이 그를 따라야겠죠 하면서도

 

나와 너,
어느새 묵묵히 우린 밤길을 나란히 걷고 있었네.

 

하늘의 은총,
복일 진정 조금이나마
은전으로 내려나 놓으시구랴

 

가량맞은 눈매로 하강하는 겨울새 쳐다보면서
행여 나무라진마사이다.
마사이다.

 

무언지도 뜻 몰랐을 그 행복.
행복에 겨워 행복했노라.

 


죽도록 잊지 못하겠노라 이제 말하지 마오.

 

우리 아그님들.
나는 그 어깨
이마
뒷머리를 다독이면서
오늘도 헛냥
그 길목을 스쳐 지난다.

 

차고 넘쳤었던 행복.
그 자체 마저 힘겨워 행복한 무지몽매 였노라
지난한 그 추억 의지해
무어라 말하진 마사이다, 라
내게 말하지 마사이다.

 

하강하는 저 샛말산 겨울새는
그렇게 내게 말하고 있는듯 하다.

 

나는

이렇게 아파가고 있는데,
그 아픔만으로도
말이 없는 준엄한 샛말산아.

 



그 너 하나뿐만의 아픔이었드냐

되묻는 진실 그 자체도
결코 용인치 아니할 진정 아픈 아픔이여.
나는 오늘도 굴렁쇠를 굴리며 아픔을 삭혀낸다.

 

생이란 얼마나 준엄한 되물음인가 생각해보라.

 

푸르디 푸른 샛말산 능선 중허리 어귀쯤

뇌깔린 잎사귀들.
나와 너의 토실한 아그님들.

 

지금 우린
어떤 아픔에 못이겨
삼거리처럼 갈라져

어느 길목은
산수유 나무 둘레목 친 조경목 쪽으로 길이 난
작동길로 발 동동 내지르고,

또 어느 길목은
발이 갈라져 꿈결 속만을
둥둥 헛떠다니고 있을 법도 한
그 지절 그 즈음에

샛말산이여

 


나는 우리 아그님들 곱게 잠들은
그 삼거리 길목 곁을
수도 없이 손목을 흔들며
지나고 또 스쳐 지난다.

 

새야
새야
겨울새여.

 

눈물어린 어둠 지나고
횃닭 서럽게 울어 예거던
겨울새 나는 샛말산이여.

 

정녕
그 설움겨워 접었던
두 날개 활짝 펼치구선
현존의 하늘 위로 드높게 비상하거라.

 

생명체란 스스럼없이
요동치며 그렇게 움솟는 것이려 하니

솟아라!
솟구쳐라!

 

두 날개 활짝펴고 훨훨 날아 올라라.

 

 

목 쉰 새벽.


한 두어 모금쯤 남았을려나
목 쉰 쇠주병 상념 속에 밀어 넣구선
다시 깊은 동면을 요쳥해 본다.

 

그래야 산다하는
아프디 아픈 강청에 의해 ......

 

허나
잠이
잠이
결코 오지 않는다.

 

아무리 강청해도 용인치 못할
잠을 다시 청해 보지만
잘 수도, 다시 돌아 갈 수도 없을
그런 어떤 설움에 찬 삼거리 길목에서


더 걸으면 안될 온 뼈 사무치는
눈밭 길 속을 한 두 걸음
내디디고 있었느니 ...

 

오호 생이란
이토록 모진 것이었더냐


속으로 삭혀 내며
곰삭은 걸음질 내치면서

영원히
스러지지 아니할
나의 사랑!

 

그 등짐 진채로 .....

 

2006. 늦가을 어느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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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have a dream - ABBA

http://cafe.naver.com/deyi2vs2/326

 

 

. [펌글]-살아있는 비너스 Alison Lapper

http://blog.daum.net/sallysulbo/8057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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