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인-노점상 충돌에도 서울시는 뒷짐만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서울시가 종로에 다문화 거리를 조성하면서 노점을 대거 철거한 뒤 이주대책을 제때 이행하지 않아 노점상과 지역상인 사이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5월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종로 일대 노점상을 주변 뒷길에 조성한 특화거리로 옮기는 '걷기 편한 종로거리 만들기'의 일환으로 낙원동 다문화거리를 개장했다.
종로 대로변 노점상들은 '낙원동에 장사할 공간을 마련해주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을 믿고 올해 초 점포를 철수했다.
그러나 낙원동 상인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데다 지난 2월 말 완공될 예정이라던 거리 조성사업이 인도 확장공사 지연 등으로 두달 넘게 미뤄져 노점상들은 어쩔 수 없이 넉달 넘게 일손을 놓고 있다.
낙원동 상인들도 시에서 동의를 제대로 구하지 않은 채 가게 앞에 포장마차가 들어서도록 했다며 몇달째 노점상 입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에는 낙원상가 골목 인근에서 종로 노점상인과 낙원동 상인 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져 일부 부상자가 나오고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시가 밝힌 애초 계획과 달리 몇달째 이곳에 자리조차 잡지 못한 종로 노점상인들은 이날 포장마차 100여대를 끌고 와 인도를 점거했다.
하지만 낙원동 상인들은 인도 위에 포장마차를 올려놓을 수 없게 인도에 차를 세우고 가로수 사이에 쇠사슬을 쳐놓는 등 강도높게 응수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일로를 걷는데도 서울시는 이견을 조율해 문제를 풀려는 노력 없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고, 이런 서울시의 태도에 노점상과 낙원동 상인 모두가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쇄점을 운영하는 윤모(45)씨는 "정작 사업을 추진한 시에서 '둘이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뒤로 빠진 채 상인들을 이간질하고 있다. 노점상도 피해자인건 알지만 인도가 좁은데 이곳을 내주면 장사가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깃집을 하는 신모(49)씨도 "다문화거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노점상들은 온통 외국어도 한마디 못하는 떡볶이, 순대 파는 포장마차뿐이고 공용화장실도 없어 거리가 더러워질 게 뻔하다"며 걱정했다.
손수레로 옷장사를 했던 노점상 유모(50)씨는 "정부 사업에 밀려서 여기로 온 건데 천대만 받고 있다. 장사할 물건을 가지고 왔는데 아직 짐도 못 풀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 전에 여러 차례 연 설명회에서 건물주, 주요 대표자 등에게 사업의 큰 흐름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가로환경개선담당과 양현모 팀장은 "낙원동이 다른 구역에 비해 반대가 좀 심한 편이지만 서울시에서 정책적으로 한 것이므로 막아서 되는 게 아니란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거리조성에 반대하는 낙원동 상인은 소수에 불과하고 (몸싸움은) 의견 차이 탓에 일어날 수도 있다"며 "곧 종로구, 낙원동 상인과 노점상의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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