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4일 일요일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 되세요 / 법정스님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 되세요" / 법정스님  /

길상사 8주년 법회서 설법 중에서 ...

 

오늘은 얼마전 돌아가신 법전 스님이 남기신 말을 가만히

회상해 봅니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사후 절판된 법정스님의 책  "무소유"

 

 

 

"우리 다 부자로 잘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부자란 무슨 뜻입니까 ?

재산은 인연에 의해 내게 맡겨진 것이지 내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이웃과 나눠 가지며 덕을 닦는 사람이 바로 부자요,

잘 사는 사람입니다."

 

강원도 산중 거처에서 홀로 사시다 얼마전 입적하신

법정(73.사진) 스님이 서울 성북2동 길상사 극락전에서 열린

창건 8주년 기념법회에서 사부대중에게 '잘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설법한

말씀을 오늘 회상해 본다.

 

'부자되세요'가 국민 구호처럼 합창 되는 시대에 '과연 부자란 무엇인가' 라는

스님은 화두를 던지셨다.

 

"연말이 되니 잘 산 한 해인지 잘못 산 한 해인지 되돌아보게 되더라"며
법문을 시작한 스님은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사물, 현상이 그 세월 속에서 오고 갈 뿐이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 살이 늘지만 나이 든 사람은 한 살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 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스님은 이어 "언젠가 택시를 타고 길상사로 가자니까 기사가

'아, 그 부자절요'그러기에 '부자절'을 한동안 화두처럼 생각했다"고

소개하며 '부자,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설법을 이어 갔다.

 

"탐욕이 생사윤회의 근원이요, 탐욕은 끝이 없다. 많이 가지면

그만큼 행복한가"라고 반문한 스님은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향기처럼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강조 하셨다.

 

마음을 맑게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향기로운 삶이 행복이요

잘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부(富)를 경계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면 다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그날부터 불행해지는 수가 많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단절되고

열심히 살아온 의미를 잃습니다.

 

아마 잠도 제대로 못 잘 것입니다. 횡재를 만나면 횡액을
당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돈은 혼자 오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를 데려옵니다."

 

스님은 이처럼 돈이 오히려 불행을 불러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맑은 가난'의 실천을 당부했다.

 

물질적 가난이 미덕은 아니지만 더불어 산다는 뜻의 '맑은 가난'은

필요하다며 사람이 살다가 세상을 떠나면 무엇이 남는가를 물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재산도 지식도 자식마저도 내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지은 업(業)만 그림자처럼 따라갑니다.


오늘의 순간순간이 업이 돼 다음의 나를 만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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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떠난 길상사 “默言”

길상사(서울 성북구 성북2동)를 찾은 건 법정 스님의 초재(初齋)가 있은 지 하루 뒤인 3월 18일이었다. 이날 수은주는 영하 2도까지 떨어졌다. 경내(境內)엔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1년 전 이날 서울의 최저온도는 14도. 3월 관측 사상 최고치라고 요란했었다. ‘6월 같은 3월’과 ‘12월 같은 3월’ 간 기온 차는 16도.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던 법정스님이 떠난 뒤라, 이날 나는 두 날의 물리적인 온도 차보다 더한 한기를 느꼈다.

▲ 길상사 극락전.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길상사의 본 법당이다. 1977년 길상사 개산 당시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모신 것은 도심 가운데 생긴 이 도량이 보다 많은 불자들을 이고득락의 길로 이끄는 터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일흔아홉 평생을 저서 제목처럼 무소유로 살다간 법정스님의 삶은 입적 후 더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특히 3월 17일 공개된 유언 중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는 대목은 내겐 숙연함마저 안겼다. ‘말로써 말 많은 세상’을 향해 던진 그의 마지막 가르침이라고 생각됐다.

길상사는 오후 내내 고요했다. 승려 대부분은 사십구재가 예정된 4월 28일까지 묵언(默言)수행에 들어갔다. 절 곳곳에 붙여진 ‘묵언’ 두 글자에,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잰걸음을 재촉하던 관광객의 보폭이 조금씩 느려졌다. 법정스님이 떠난 2010년 3월의 길상사가 오히려 스님의 향기로 가득한 듯 느껴진 이유는 뭘까. 스님의 책 ‘아름다운 마무리’(2008)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 1 법정 스님의 분향소가 있는 설법전 내부. 대규모의 설법이 이루어지는 전각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불로 모셔져 있다. 2 관음보살상. 길상사 개산 당시 천주교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만들어 봉안한 석상. 종교 간 화해의 염원이 담긴 관음상이다. 3 범종각 앞에서 스님 한 분이 산책을 하고 있다.
▲ 행지실은 법정스님이 길상사에 오시면 객실 혹은 접견실로 쓰신 곳이다.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길상사는 1997년 법정스님이 세운 사찰이다.


/ 글=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사진=김승완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 법정 스님 추모 게시판 : http://www.beopjeong.net/

. 길상사 찾아 가는 길 : http://www.kilsangsa.or.kr/q.asp?pID=1&cI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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